나이대가 비슷한 친구들, 특히 딸을 키우는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어른들끼리도 공감대가 참 많이 형성되곤 한다. 특히 아이들의 문화에 대해 얘기할 때가 그렇다. "OO이도 티니핑 좋아해요?"라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티니핑 박사들이다. 마치 남자아이들이 공룡 박사인 것처럼.
우리 집에도 티니핑 박사님이 한 분 계시기에, 특별한 공연을 보러 갔다. 대전 우송예술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캐치! 티니핑 <두근두근 싱어롱 콘서트>'를 예매했다. 싱어롱 콘서트인 만큼 신나게 티니핑 송을 따라 부를 딸의 모습을 기대하며 말이다.
아이들로 가득 찬 공연장
저출산이 심각하다곤 하는데, 그런 현실을 못 느낄 때가 종종 있다. 하나는 역병(?)이 돌 무렵의 소아과(예약을 위해 오픈런을 해야 할 줄이야), 또 하나는 요런 공연장.
기본적으로 티니핑의 공주공주한 분홍 드레스들을 입고, 공연장 밖에서 판매하는 조악한 수준의 티니핑 요술봉들을 하나씩 들고서 공연을 보러 온 아이들로 공연장은 꽉 차 있다. 기대에 차 있는 아이들, 그리고 피곤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부모(=나).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이 재미있으면 얼마나 재미있겠어?
의외로 탄탄한 스토리에 놀라다
티니핑도 시즌을 거듭하면서 굉장히 다양한 티니핑들(굿즈 좀 제발 그만)이 등장하고 있고, 그만큼 많은 주제가들이 발표되었다. 오늘 뮤지컬은 이 많은 노래들을 끊임없이 아이들과 이어 불렀고, 노래와 노래를 이어주는 스토리 또한 탄탄했다. 화려한 영상으로 꾸며진 무대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연의 백미는, 티니핑들이 무대 뒤편에서 등장하며 객석을 돌아다니는 모습이었다. 객석의 아이들은 저마다 신이 나서 티니핑 손을 잡으러 다녔고, 어른들은 이런 모습을 핸드폰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신나게 노래하고 즐겼던 시간
매일같이 캐치! 티니핑 노래를 부르더니, 이번 공연에 나오는 모든 노래를 다 따라 부른 우리 딸. 혹시 천재인가?(아님) 무엇보다 제일 좋아하는 포실핑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집에 가는 차 안에서 계속 들떠있던 모습이 참 예뻤다. 요런 문화 행사가 있으면 딸내미 더 크기 전에 자주 다녀야겠다.
온 집안 가득한 티니핑 굿즈를 보고 있으면, 언제쯤 티니핑을 졸업하는 걸까?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간이 또 올까 싶기도 하고, 이것도 한때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건 결론은 지금 현실에서 최선을 다 하자.
2024. 5. 11.(토)
대전 우송예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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