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딸아이는 "아빠 우리 놀아요", 혹은 "오늘은 뭐 하고 놀까?"처럼 놀자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나는 몸으로도 많이 놀아주는 편이지만, 가끔은 이런저런 이유(=체력적인 한계)로 재미있는 놀잇감을 종종 찾는다. 그러다가 알게 된 <빨간 모자 퍼즐게임>. 어린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보드게임이다. 물론 어른들 눈높이엔 간단해 보이지만, 아직 공간지각능력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에겐 적당히 어려운 보드게임이다. 과연 우리 딸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궁금증을 가지고 하나 구입해 보았다.

놀이 방법
규칙은 간단하다. 보드 위에 집(할머니 댁)과 나무, 빨간모자와 늑대를 배치한다. 그다음, 빨간 모자가 할머니 댁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배치하면 끝. 낮은 난이도에서는 빨간 모자만 집으로 가는 길을 만들면 되지만,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늑대도 신경 써야 한다. 동화에서 늑대도 할머니댁으로 가서 침대에 숨어 있었으니, 주어진 길 블록으로 빨간 모자와 늑대가 동시에 할머니 댁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배치해야 한다.


기다리기 vs. 도와주기
간단한 보드게임이지만, 길의 모양이 제각각이라 아직 아이에겐 조금 어려운가 보다. 그래도 제일 쉬운 1단계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나는 가능하면 혼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편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왜 저걸 모를까?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이 게임도 그랬다. 아니 길 모양을 왜 저렇게 놓지?
길 블럭을 고쳐주고 싶은 유혹을 몇 번이나 참아내다가, 결국 딸에게 얘기했다.
"딸, 이렇게 하면 빨간 모자가 집 문으로 들어갈 수 없잖아. 다른 길을 골라볼까?"
"아빠, 그냥 잔디밭으로 가면 안 돼?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랬구나. 딸에게 길이란 그냥 발 닿는 모든 곳이었구나. 내가 잘못했네.

이야기가 주는 힘 덕분에 아이는 어렵지 않게 게임의 규칙을 이해했고, 직접 블록을 만져가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물론 길의 모양을 정확하게 자유자재로 놓는 건 아직 발달단계상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요건 수업 교재가 아니고,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는 보드게임인 만큼, 쉽게 질리지 않도록 틈틈이 아이와 가지고 재미있게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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