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와 같은 방을 쓰며 뜨개질을 배웠다. 역시 기술은 어릴 때 배워야 제 맛. 코 만들기, 겉뜨기 정도는 손쉽게 할 수 있었고, 지금도 기본적인 대바늘 뜨기는 곧잘 하는 편이다. 마침 올해 가르쳐야 하는 6학년 실과 학습 주제 중 '뜨개질'이 있었고, 아이들에게 목 핏대 세워가며 설명하는 것보단 내가 뭔가 열중해서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네키' 목도리 뜨기!
그런데 네키가 무슨 뜻인지는 구글링 해 봐도 잘 안나오네. 보통은 짧은 길이, 그리고 끝을 말아 넣어서 고정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목도리를 네키 목도리라 하는 것 같다. 내가 선택한 도안은 그중에서도 귀여운 여우 모양의 네키 목도리. 오랜만에 스마일러브(https://www.smilelove.kr)에서 재료를 주문했다. 얼마 후 택배가 도착했고, 만들기 시작!

1단계. 코 늘리기와 배색연결
시작은 여우 꼬리부터. 처음에 세 코로 시작을 해서 코를 스물여섯 코 까지 늘려 주었다. 겉뜨기만 계속해서 반복하는 가터뜨기기로 진행했고, 코 늘린 다음 단은 바로 코를 늘리지 않고 겉뜨기를 한 번 더 하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흰색 실로 여우 꼬리 끝 부분을 완성한 후, 분홍색 실을 연결한다. 나는 그냥 적당한 위치에 묶어 주었다. 삐죽 나온 실 끝부분은 나중에 돗바늘로 마무리해 줄 예정.
계속 이어서 가터뜨기를 한다. 나는 20~22단 정도 계속 겉뜨기를 했다. 원하는 적당한 길이만큼 겉뜨기를 하면 여우꼬리가 완성된다. 겉뜨기만 하는 단순 작업이라 여기까진 생각보다 금방 했다.

2단계. 2단 고무뜨기
이번에는 여우가 한 입 베어 먹을(?) 공간을 만들 차례다. 겉뜨기 두 번, 안뜨기 두 번을 번갈아 가며 2단 고무뜨기를 한다. 겉뜨기만 했을 때 보다 허리가 잘록 들어가는 느낌이다. 약 10cm 정도, 대략 20~22단 정도 반복해서 고무뜨기를 하면 완료.

3단계. 가터뜨기로 몸통 만들기
이제 다시 가터뜨기의 차례. 겉뜨기만 계속 반복하여 여우 몸통을 만든다. 길이는 정해진 건 없겠지만, 아이 목둘레에 맞도록 적당히 떠 주면 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실 한 타래를 다 쓴다는 생각으로 계속 떴고, 대략 35cm 정도 길이가 되었던 것 같다.


4단계. 여우 얼굴 만들기
이제 슬슬 마무리할 단계가 왔다. 여우 얼굴 사이로 꼬리를 집어넣어야 하므로, 흰색 실 배색연결 이후 코를 점점 줄였다가, 세 코가 남았을 때쯤 다시 코를 늘려서 스물여섯 코를 만든다. 모래시계처럼.

이후 얼굴을 접고(?) 돗바늘을 이용하여 지그재그로 연결해 준다.

다음은 입체감을 더해줄 귀를 만들어 붙였다. 방법은 꼬리 만들 때처럼 세 코에서 시작하여 코 늘리기. 나는 북극여우처럼 큰 귀를 만들고 싶어서, 열여섯 코까지 코를 늘린 후 돗바늘로 연결해 주었다.


진짜 마지막, 눈과 코를 만들었다. 눈 모양을 연결할 작은 단추가 들어있긴 했으나, 클라이언트(=딸내미)의 의견을 반영하여 좀 더 귀여운 표정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바로 요렇게.


쉬엄쉬엄 하느라 한 일주일 정도 걸렸지만, 실제로 뜨개질을 한 건 사흘 정도였다. 후기를 보니 이틀 만에 다 만든 사람들도 많더라. 모양이 입체적이어서 까다로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만들 수 있었다. 고객님의 만족도도 최상이니 참으로 뿌듯하다.
자세한 목도리 뜨기 방법은 아래 링크에서 동영상으로 확인하시길. 별도의 도안은 없는데, 동영상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다. 초보들도 쉽게 할 수 있을 듯.
https://cafe.naver.com/smileloveknit/45481
여우네키목도리 뜨는법 동영상첨부,봄까지 쭉 ~~~ 할수 있어요^^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2023. 12. 30.
※ 직접 구입하여 제작하였습니다. 광고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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